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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돼지 왔습니다 … 행운을 품으세요."

기해년 돼지해를 맞아 귀여운 돼지 이미지가 여성들의 폭발적 사랑을 받고 있다. 돼지모양의 백부터 돼지 스카프와 티셔츠에 반짝이는 반지에 이르기까지 귀엽고 사랑스러운 돼지가 여성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 특별히 돼지가 풍요와 다산, 행운의 상징으로 전해지면서 돼지 액세서리를 마치 행운을 부르는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있는 여성이 늘고 있다. 당연하게 이런 유행을 선도하는 것은 명품 브랜드들.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지난해 말부터 백에 달랑달랑 달고 다니는 '피그 참'(Pig Charm)을 선보여 인기 가도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양한 모양의 통통한 피그 참과 돼지 모양의 열쇠고리를 내놓은 루이비통은 특별히 이 작은 돼지가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오랫동안 셀리느에 빼앗겼던 액세서리 부분 왕위를 되찾았다. 루이비통은 매년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 모양을 액세서리 디자인으로 활용해 왔지만 올해의 돼지만큼 인기를 끌었던 동물은 없었다는 것. 구치(Gucci)는 디즈니와 손을 잡고 내놓은 돼지 형제 덕에 희색이다. 월트 디즈니의 만화 캐릭터인 아기돼지 삼형제(The Three Little Pig) 디자인이 토트백과 백팩, 손지갑 등에 큼지막하게 장식된 구치의 피그 백은 현재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인기 최고의 아이템이다. 토리 버치(Tory Burch)는 아예 백 자체를 돼지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반짝이는 금색 가죽의 이 귀여운 돼지 백은 끈 조정을 통해 자유롭게 어깨에 맬 수 있어 틴에이저부터 20, 30대 젊은층 여성에게 크게 사랑받고 있다. 돼지 이미지를 스카프에 하나 가득 프린트한 폴 스미스(Paul Smith)의 붉은 색 실크 스카프는 요즘 패션가에서 행운의 스카프로 불린다. 정사각형의 네모난 스카프 가득 작은 돼지가 프린트된 이 스카프에는 커다란 돼지가 중앙에 턱 버티고 앉아있는 디자인. 폴 스미스는 돼지의 행운 이미지를 홍보에 인용, '이 스카프를 두르고 거리에 나서면 온 세상의 행운을 당신 어깨 위로 부를 수 있습니다'라는 뉘앙스의 광고로 대박을 쳤다. 그나마 빨간색 스카프는 레드 컬러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는 중국인들에게 크게 어필, 중국에서는 이미 절판된 곳이 많아 폴 스미스 스카프를 구하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을 정도라는 것. 다양한 동물 문양의 티셔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 클로이(Chloe)는 올해 돼지 두마리가 춤추는 디자인의 '돼지의 해'(Year of the Pig) 티셔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티셔츠로는 비싼 540달러 짜리 이 화이트 티셔츠는 벌써 봄 시즌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주얼리 메이커 '로버트 코인'(Robert Coin)의 돼지 반지는 올해 밸런타인스데이에 가장 많이 판매된 아이템. 18캐럿 백금에 반짝이는 핑크 사파이어와 푸른 사파이어로 눈을 장식한 이 돼지 반지 역시 주얼리가에서는 포춘 링(Fortune Ring)으로 불린다. 주얼리 디자이너 커스티 스톤(Kirsty Stone)이 선보인 14캐럿 돼지 금반지도 인기 최고인 행운의 반지. 이 링에는 실제로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Anything is Possible)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반지 앞면에는 날개 단 돼지가 훨훨 나르는 디자인으로 행운을 암시했다. 돼지 디자인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인기 아이템. 특별히 잰 레슬리가 내놓은 날개 달린 돼지의 커프스 버튼은 LA타임스에서도 올해 눈길 끄는 돼지 액세서리로 소개된 바 있다. 돼지는 어떤 동물? 영리하며 깔끔…인간과 가장 흡사 십이지 중 열두 번째 동물인 돼지는 복의 상징으로 전해진다. 오랜 옛날부터 돼지 꿈은 길몽으로 해석돼 왔다. 일반적으로 돼지(Pig)는 가축화된 멧돼지를 말한다. 약 9000년 전 가축화된 돼지는 알려진 것과는 달리 개와 돌고래에 견줄 만큼 매우 영리하며 깔끔한 것을 좋아한다. 진흙탕에서 자주 뒹구는 것은 더러운 습성 때문이 아니라 땀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몸을 식히기 위해서다. 돼지의 땀샘은 코와 항문 주변에만 있다. 돼지는 번식이 매우 빨라서 다산의 상징으로도 전해진다. 태어난 지 8개월 정도가 되면 짝짓기를 하며 임신기간은 114일 정도. 보통 한번에 8~12마리를 낳는다. 수명은 9~15년. 돼지는 매우 뛰어난 후각을 지녔다. 프랑스 요리에서 최고의 재료로 치는 송로버섯(Truffle)을 찾는 일에 돼지가 이용될 정도. 돼지는 소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가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야생성이 남은 이유는 식육을 얻는 목적 외에는 쓰임새가 적었기 때문이다. 돼지들은 서열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방목형 사육 환경에서 키우는 경우 서열이 낮거나 힘이 약한 돼지가 괴롭힘을 당하거나 다리에 상해를 입는 경우가 목격되기도 한다. 특별히 돼지의 내장은 여러 동물 가운데 인간의 것과 가장 흡사하다. 이런 이유로 인간ㆍ동물 간의 장기이식에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어 21세기 의학계에서 그 어떤 동물보다 돼지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이나 객원기자

2019-02-16

날씨가 이상해…건강·여름 비즈니스 해친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우중충한 하늘부터 아침 저녁으로 싸늘한 기온까지.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에 접어들었지만 남가주에선 여름이 실종됐다. 국립기상청(NWS)은 오늘(9일) LA의 낮 최고기온을 70도 밤 최저기온을 57도로 각각 예보했다. 이는 6월 평균기온보다 10도 정도 낮은 것이다. 10일도 마찬가지. NWS가 예보한 최고기온 72도와 최저기온 57도는 예년에 비해 10도가 낮다. 6월의 따뜻한 남가주를 기대했던 한인들은 두터운 옷으로 추위를 이겨내고 있으며 한여름 대목을 노리던 타운 업소들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국립기상청 LA옥스나드지부(이하 NWS LA)에 따르면 LA의 이상저온 현상은 구름에 의해 태양광이 차단되는 '준 글룸(June Gloom)' 때문이다. 준 글룸은 태평양의 차가운 수면과 내륙지방으로 부는 북서풍에 의해 만들어진 구름층이 햇살의 진행을 막으며 기온을 낮추는 현상이다. 같은 현상이 5월에 발생할 경우 '메이 그레이(May Gray)'로 불린다. 준 글룸은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몇 년 전부터 준 글룸은 예년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바로 지속기간이다. 3~4년 전까지 준 글룸은 4~5일 정도 지속되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 또 저온현상은 아침시간에 집중됐었다. 하지만 최근의 준 글룸은 짧게는 6월 한 달 길게는 5월부터 7월 초까지 2달 넘게 이어지며 남가주의 날씨를 상징하게 됐다. 올해도 준 글룸은 7월을 넘어가야 끝날 전망이다. NWS LA의 스튜어트 세토 기상전문가는 "저온현상은 준 글룸으로 보이지만 왜 한 달 넘게 지속되는 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혈압 등 한인들 건강에 적신호 여름특수 노리던 업계 타격 울상 한인들의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평소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한인들에게 추운 날씨가 지속되는 것은 건강엔 적신호다.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 내 혈액 점성이 높아져 흐름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또 예년 같지 않은 낮은 기온에 6~7살 미만의 아이들이나 65세 이상 노인층 가운데 감기로 고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불경기 속에 여름 관련 상품으로 대목을 노리던 업소들은 울상이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을 준비해 온 전자제품 판매업소들은 계속되는 쌀쌀한 날씨에 에어컨과 선풍기 매출은 지난 해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의류업계도 여름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바시장에서 의류업소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보통 2월부터 여름상품 판매를 시작해 요즘이 막바지 판매가 이뤄져야 하는 시기인데 올해는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날씨마저 계속 선선해 타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문진호 기자 jhmoon@koreadaily.com

2011-06-08

[날씨와 생활] 밝고 시원한 남향집 비밀은 '태양과의 거리'

한국이나 미국 같은 북반구에서는 왜 사람들이 대체로 남향 집을 선호할까. 십중팔구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을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햇빛을 적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똑같이 이유가 될 수 있다. 북반구에서 남쪽을 향한 건물은 여름에는 햇빛을 훨씬 덜 받게 돼 있다. 일반적으로 해가 지붕 한 가운데를 타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간접 조명과 같은 효과가 있어 여름에도 남향 집은 하루 종일 대체로 밝다. 남향 집에 사는 사람들은 익히 경험을 통해 알고 있겠지만 여름이 한창인 6~7월에 직사 광선이 집안으로 직접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면 남향 집은 한겨울에는 연중 그 어느 때보다도 직사 광선을 많이 받는다. 창이 큰 거실이 있는 집이라면 정오가 조금 더 지난 시간에는 거실의 중간쯤 까지 햇빛이 들이 닥칠 수도 있다. 에너지 절약이 그 어느 시기보다 강조되는 요즘 남향 집은 특히 진가를 발한다. 겨울철에는 난방비가 적게 들고 여름철은 반대로 냉방비가 덜 들기 때문이다. 풍수지리를 들먹이지 않아도 날이 갈수록 북반구에서는 남향 집이 더 선호될 가능성이 크다. 똑같은 아파트 단지 혹은 똑같은 동네에 있는 비슷한 크기의 집이라도 남향이라는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 거래 가격이 더 높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름에 북반구가 더운 것은 태양이 지구와 그만큼 가깝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충분히 과학적인 생각은 아니다. 북반구가 여름에 더운 것은 태양과 가까워서라기 보다는 거의 직각으로 태양 광선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지구와 태양의 거리가 북반구에서는 여름에 상대적으로 근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거리 차이는 무시할만한 수준이다. 지구상에서 측정될 수 있는 태양 빛의 세기는 햇빛이 대기권을 얼마 만큼 투과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대기권은 대략 지상에서부터 30km 높이까지의 지구 상공을 말한다. 지표면에 만일 햇빛이 직각에 내리 쬔다면 태양 광선은 30km의 대기권을 투과해 지구 표면에 도달한다. 하지만 북반구에서 겨울철은 햇빛은 직각으로 내리쬘 수 없다. 위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중위도 지방이라면 보통은 40~50도의 비스듬한 각도로 햇빛이 지표면을 향한다. 이 때문에 햇빛이 실질적으로 통과해 들어오는 대기권의 두께는 50~60km 이상일 수 있다. 햇빛 입장에서는 여름철에 비해 거의 2배에 가까운 거리를 지나쳐야 하는 것이다. 대기권은 산소 질소 등의 공기 입자와 수증기 먼지 등이 가득차 있는 권역이다. 이는 다시 말해 같은 햇빛이라도 겨울철에는 여름철보다 2배 안팎이나 많은 각종 공기 알갱이들과 빛이 부딪혀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대기권에서 중간에 반사되지 않고 지상에 도달하는 햇빛의 양이 겨울철에는 그 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이 같은 햇빛의 대기권 투과 원리 때문에 여름철에는 북반구가 더운 것이다.

2011-05-26

[날씨와 생활] 축복받은 날씨 캘리포니아도 '오존' 이 문제

흔히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을 기후에 관한 한 축복받은 땅이라고 한다. 사실 날씨가 이곳만큼 좋은 지역은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적으로도 찾기 쉽지 않다. 최근 지구 온난화 추세로 남부 캘리포니아의 날씨 또한 다소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다른 지역에 비해서 좋다고 할 수 있다. 겨울에도 여간 해서 얼음이 얼지 않을 정도로 온화하고 여름에는 수은주는 높게 올라갈 망정 습기가 적어 더위를 견디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세상에 완벽한 기후 조건을 갖춘 곳이란 없다. 캘리포니아도 이런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날씨가 좋은 지역들의 묘한 공통점이기도 한 지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점을 빼고라도 우려를 살만한 기후 여건이 있으니 바로 오존(Ozone) 문제이다. 기온이 점차 최고조로 치닫는 여름철은 남부 캘리포니아 특히 LA 일대에 사는 사람들은 오존에 대해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오존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화학물질인 동시에 인위적으로 만들 수도 있고 부산물로도 흔히 생겨나 대기권 등에 떠도는 존재이다. 오존은 화학적으로 산소와 형제지간 쯤 되는 물질이다. 산소 원자 2개가 결합한 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산소인데 오존은 산소 원자 3개가 뭉쳐진 물질이다. 그러나 말이 형제 같은 물질이지 성질은 전혀 딴판이다. 일반적인 산소는 사실 생명의 원천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오존은 난폭한 폭군과 같은 존재로 사람에게 이로운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접촉 등을 피해야 할 물질이다. 호흡기 특히 폐와 기관지에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오존이 가장 발생하기 좋은 여건을 가진 곳으로 꼽히는 지역이 미국에서는 LA 일대이다. 크게 보면 LA가 처해있는 3가지 조건이 오존 위협을 상존케 한다. 첫째는 LA일대는 각종 공해물질을 오존으로 바꿔주는 자외선이 강하게 내리쬘 때가 연중 잦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오존이 만들어질 수 있는 원료 물질 역할을 하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각종 화학물질의 대기 중 농도가 높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LA북쪽의 거대한 산맥 때문에 오존의 원료가 될 수 있는 공해 물질이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남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이런 이유로 여름철 자외선 예보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자외선은 피부암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오존을 생성시켜 호흡기 등을 공격하게 할 수도 있다. 지상에서는 이처럼 '못된 짓'을 할 때가 많은 오존이지만 성층권에서는 반대로 인류를 이롭게 하는 역할도 하는 게 또 오존이다. 성층권에 형성된 오존층은 지구를 향해 들어오는 자외선의 상당 부분을 흡수한다. 만일 성층권에서 오존이 많이 흡수되지 않는다면 지구상의 인간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동식물이 자외선 과다 노출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김창엽 객원기자

2011-05-19

[날씨와 생활] 요즘 남가주 날씨 왜 이래?…우중충한 '준 글룸'

"여기 캘리포니아 맞아?" 5월 혹은 6월에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을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열중 여덟 아홉은 캘리포니아 날씨에 대해 한번쯤 이런 의문을 제기한다. 캘리포니아 특히 남부 지역은 여름은 말할 것도 없고 겨울에도 맑은 날이 많기로는 세계적으로 빠지지 않는 곳이다. 헌데 수은주가 치솟기 시작해 때때로 한 여름 기분까지 느낄 수 있는 5월에 흐린 날씨를 접하면 의구심이 절로 들 수 밖에 없다. 5월이나 6월은 사실 아이러니컬하게도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연중 흐린 날이 가장 많은 달에 속한다. 단 그 흐린 날씨가 주로 이른 아침에 국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는 오후 늦게 흐려지는 걸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오전에 잠깐 흐렸다가도 오후가 되면 햇빛이 쨍쨍한 날이 전형적이다. 이는 하루 종일 구름이 오락가락하는 겨울철의 흐린 날씨와는 꽤나 판이한 것이다. LA나 샌디에이고 등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 오랜 기간 거주한 사람이라면 이미 5~6월에 흔한 이런 날씨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던 캘리포니안들이라도 왜 이런 날씨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5~6월에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남부의 흐린 날씨는 '준 글룸'(June Gloom) 혹은 '메이 그레이'(May Gray)라는 말로 흔히 통한다. 심심치 않게 TV 방송 등에서 기상 캐스터가 이 같은 용어를 쓰는 걸 접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용어는 각각 6월과 5월의 흐린 날씨를 의미한다. 글룸이나 그레이나 다 우중충한 회색 빛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들이다. 준 글룸이나 메이 그레이 현상은 사실 4월이나 7월에도 나타날 수 있지만 5~6월 아침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늦봄 혹은 초여름 아침 캘리포니아 남부 특유의 흐린 날씨는 바다와 땅이 묘하게 어울려 빚어내는 기상 현상이다. 즉 5~6월이면 캘리포니아의 땅덩어리들은 종종 한 여름에 가까운 제법 더운 기온으로 인해 상당한 정도로 달궈진다. 온도가 오르는 것은 대기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수온은 대체로 여름철에 비해서는 여전히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 대기권과 바다 표면에서 이러한 온도 차이는 바닷물의 활발한 증발을 불러오고 안개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가랑비를 만들 게 된다. 헌데 5~6월은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경우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잦은 시기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준 글룸이나 메이 그레이는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한테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준 글룸이 혹은 메이 그레이가 얼마나 자주 나타날지 여부는 태평양의 수온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올해처럼 아메리카 대륙에 가까운 태평양의 수온이 낮은 라니냐의 해에는 더욱 잦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준 글룸이나 메이 그레이는 그러나 단어가 주는 뭔가 우울한 느낌과는 달리 한껏 달궈진 대기를 식혀주고 수분을 공급해준다는 점에서 반가운 존재일 수도 있다. 김창엽 객원기자

2011-05-12

[날씨와 생활] 연간 1000회 이상 발생…흉악한 토네이도

토네이도 재앙이 시작되는가. 최근 미국 남부지방에서 발생한 강력한 토네이도가 경각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일본 대지진 등으로 인해 자연재해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진 가운데 발생한 토네이도여서 두려움을 더욱 증폭시키는 실정이다. 이번 토네이도는 50명 안팎의 사망 피해를 불러오는 등 최근 수년 사이 최악이었다. 인명이나 재산 피해 규모에서 기존의 토네이도들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얘기이다. 과거 캘리포니아의 노스리지 지진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사망한 사람이 30명 남짓이었다. 사망자 숫자를 비교하면 이번 토네이도가 할퀴고 간 지역 주민들의 공포심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문제는 이번처럼 '흉악한' 토네이도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해 최근의 지구 기후 변화는 이른바 '악기상' 현상을 빈번하게 불러 일으키고 있다. 토네이도는 기후 변화에 아주 민감한 기상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토네이도는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급격하게 섞이는 조건에서 발생한다. 최근 들어 기온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듯한 날이 잦아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는 토네이도 발생에 특히 좋은 여건을 형성한다. 토네이도가 세계 어느 곳보다 미국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자주 또 강력하게 발생하는 것은 이 지역이 이 같은 조건의 날씨가 만들어지기 좋은 여건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즉 멕시코만 등 남쪽에서는 연중 따뜻한 공기가 공급된다. 반면 서쪽 즉 로키산맥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차가운 경우가 많다. 토네이도가 빈발하는 오클라호마 캔자스 텍사스 북부 등의 지역은 이처럼 차갑고 따뜻한 공기 덩어리들이 아무런 장애물 없이 박치기를 하듯 만나기 쉬운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대평원 지역은 동서로 가로놓인 산맥이나 커다란 산 하나 없는 평원지역이다. 이러다 보니 서로 다른 성질의 공기 덩어리가 격렬하게 만날 수 밖에 없고 이 격렬한 만남이 엄청난 속도를 가진 바람을 낳는 것이다. 이번 토네이도만 해도 최고 풍속이 시속 150마일 이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보통 토네이도의 풍속은 100마일 이하이다. 풍속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면 차가운 공기와 뜨거운 공기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바람의 속도 또한 커지게 돼 있다. 토네이도가 많이 발생하는 대평원 남부와 동부 지역에서 봄과 초여름 사이는 토네이도 요주의 시기이다. 다시 말해 4월에서 6월에 걸쳐있는 이 기간에 서쪽에서 불어온 찬 공기와 남쪽에서 불어온 뜨거운 공기의 온도 차이가 가장 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토네이도는 미국에서만 연간 평균 1000회 이상 발생한다. 그러나 이렇듯 토네이도가 빈발하지만 아직까지 토네이도는 가장 예보가 어려운 기상 현상에 속한다. 지진도 예보가 극단적으로 어려운 케이스지만 토네이도는 회오리 바람이 형성된 다음에야 사실상 그 존재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진보다 발생 지점 예측은 더 어렵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토네이도가 기후 변화로 인해 더 자주 더 강력하게 발생한다면 그로 인한 인명피해는 일반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일 수도 있다. 기후 변화의 시대 과거와는 한차원 높은 경각심으로 토네이도를 바라봐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김창엽 객원기자

2011-04-28

[날씨와 생활] 실생활 부터 문학까지 밀접한 해와 달

오는 일요일 즉 24일은 부활절이다. 부활절은 예수의 부활을 기리는 기독교 축일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와 마찬가지로 서구 국가에서는 종교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명절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활절은 절기상으로는 참 좋은 계절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봄의 한 가운데에 들기 때문이다. 부활절은 여느 기념일과 달리 날짜가 고정돼 있지 않다. 그러나 대개 3월 하순에서 4월 하순 사이에 찾아온다. 부활절에 만물이 소생하는 듯 찬란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나무들은 본격적인 봄을 맞아 한껏 물이 오르고 하늘은 푸르고 맑은 날씨를 보일 때가 많다. 고대나 중세 때까지만해도 상당수 국가들은 신년의 기준을 봄으로 잡았다. 북반구를 기준으로 할 때 겨울의 한 복판이게 마련인 양력 1월 1일과는 달리 봄은 만물이 소생하고 밝은 기운이 넘치는 등 새 출발의 이미지에 사실 더 잘 부합한다. 부활절이 매년 조금씩 다른 것은 양력과 음력을 혼합해 일자를 지정하는 원칙 때문이다. 동양은 음력을 중시하고 서양은 양력을 더 쳐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해와 달은 동서양에 관계없이 날짜를 계산하는데 유용하게 쓰여왔다. 부활절의 경우 매년 춘분을 기준으로 해 춘분 바로 다음에 찾아오는 보름 직후의 일요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여기서 춘분은 대표적인 양력 개념의 절기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춘분이 흔히 24절기의 하나로 익숙한데 이 24절기라는 것 자체가 일년을 24 등분한 것으로 양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춘분은 2월 윤달이 드는 해를 제외하고는 거의 고정돼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올해처럼 거의 매년 3월 21일에 춘분이 드는 것이다. 반면 보름이니 그믐이니 하는 것들은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올해 춘분 다음으로 처음 찾아온 음력 보름은 지난 18일이었다. 부활절은 이 보름 직후 찾아오는 일요일로 정한 것이니 올해는 24일 된 것이다. 가정이지만 만일 이번 음력 보름이 이틀 정도만 빨랐다면 17일이 부활절이 될 수도 있었다. 양력과 음력은 기상을 관측이나 날씨 변화를 예상하는데 예로부터 유용하게 사용됐다. 일조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농사의 경우 우리 조상들은 양력을 바탕으로 한 24절기를 주로 활용했다. 달은 태양보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가 작지만 생활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기로는 해에 못지 않다. 즉 달의 인력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밀물과 썰물 그리고 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파도 등은 어부들이라면 평소 필수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할 생활상식이다. 또 비행기가 출현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배는 가장 중요한 장거리 교통 수단이었는데 이 때문에 선박 항해에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양력보다 음력에 익숙한 경우가 많았다. 해와 달은 이처럼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은 물론 각종 문학 작품 등에서 이런저런 상징 등으로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부활절이 아니더라도 해와 달이 없는 날씨는 상상할 수도 없다. 해와 달이 있기에 수많은 기상 현상이 일어나고 자연의 온갖 오묘한 조화가 빚어지는 것이다. 김창엽 객원기자

2011-04-21

[날씨와 생활] '방사능 날씨 예보' 챙기셨나요?

최소한 올 한해는 가히 '비상 날씨'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 덥고 추운 것이야 아무리 극심해도 자연적으로 되풀이되는 '평상 날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원전 사태로 대기 혹은 해수를 통해 전 지구적으로 방사능이 확산되는 작금의 실정은 날씨에 대한 비상한 경각심을 요구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자외선이나 꽃가루 알레르기 예보는 날씨 예보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를 잡았다. 일본의 사고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물질이 지구 대기와 해수를 타고 이 나라 저 나라로 퍼져나가는 이 즈음에는 날씨 예보에 방사능이 추가되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 특히 일본과 가까운 한국이나 일본과 위도가 비슷한 편서풍대에 위치한 미국 시민들로서는 방사능과 관련한 날씨 예보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방사능이 대기를 떠도는 이런 비상한 날씨는 대다수 일반 시민들에게는 생소할 수 밖에 없다. 우선 방사능의 양을 나타내는 베크렐이니 시버트니 하는 단위부터가 보통사람들에게는 생경하다. 더구나 날씨를 전하는 대부분의 언론 매체에서 자외선 지수나 꽃가루 알레르기 지수처럼 이들 방사능 단위를 보통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이러니 언론을 통해 방사능 확산과 검출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서도 실제로는 감이 오지 않는 게 당연하다. 사실 베크렐이나 시버트 수치가 갖는 의미를 섭씨나 화씨 온도처럼 체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의미를 파악하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방사능을 일종의 독약 혹은 독소로 간주하는 게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청산가리나 비소 같은 독소에 인체가 노출되면 피해가 온다. 문자 그대로 치사량 이상이면 죽음을 초래할 수 있고 그 이하면 양에 따라 일반적으로 유해한 정도가 달라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무리 소량이라도 독소는 기본적으로 몸에 좋지 않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방사능 검출치를 발표하는 정부 기관 등에서 흔히 기준치라든지 제한치라는 표현을 쓰는데 설령 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곧 안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특히 방사능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어 치명적인데 제한치 혹은 기준치는 일종의 확률적 잣대라는 점에서 사회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예로 국제적 기준치인 1년 방사능 피폭량 1 밀리시버트는 이 같은 방사선량에 어떤 개인이 노출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게는 1만분의 1 낮게는 10만분의 1이라는 뜻이다. 매우 낮은 수치로 얼핏 보면 안심할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이를 집단으로 환산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캘리포니아 인구가 3700만이라고 하면 적게는 370명에서 많게는 3700명에게 암 같은 심각한 질병이 방사능으로 인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개개인에 따라 위해 정도 또한 달라질 수 있다. 어른에 비해 세포분열이 활발한 어린아이 수억 마리의 정자를 생산하는 남자보다는 1개의 난자를 갖는 여자들이 더 취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속된 말로 하면 재수가 없는 사람들은 국제적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방사선량에 피폭됐더라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기준치 혹은 제한치의 몇 천분의 1 혹은 몇 만분의 1이라는 말을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창엽 객원기자

2011-04-14

[날씨와 생활] 바람 타고 방사능 확산…요즘 인류는 '풍전등화' 신세

'풍전등화'라는 말이 있다. 바람 앞에 등불이라는 뜻이다. 부는 바람에 꺼지기 쉬운 게 등불이니 위태로운 상황을 설명하는데 종종 이 표현이 등장한다. 요즘 인류가 딱 풍전등화 신세다. 풍전등화에 일개 국가나 민족이 아닌 인류 전체를 연계시키자니 좀 거창하다는 느낌도 있다. 그러나 문자 그대로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의 원전 사태는 인류 전체에 풍전등화의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키는데 부족함이 없다. 단적인 예로 온 세계가 일본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능의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바람이라는 존재만 없다 해도 이번 원전 사태에 이렇듯 세상이 불안해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사고를 당한 일본의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능 물질이 이 나라 저 나라로 급속히 퍼지는 것은 순전히 바람 탓이다. 바람에 의한 이번 방사능 물질의 확산은 사실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 최소 수개월 정도는 지나야 어느 정도 안정될 성격의 사태이다. 다시 말해 방사능 물질들이 바람을 타고 이리 저리 지구 상공을 떠돌다가 서서히 땅이나 바다 등으로 내려 앉는데 한참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이다. 일본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물질이 미국에 도달할 것이라 점은 지난 3월 18일자 이 칼럼에서 이미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글을 쓴 것은 일본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3월 14일이었다. 칼럼을 쓴 직후만 해도 미국이나 한국의 일부 언론들은 방사능 물질이 미국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가 오류라는 사실은 이후 미국은 물론 유럽 한국 등에서 속속 방사능 물질이 검출됨으로써 증명됐다. 방사능 물질과 바람에 대한 약간의 지식만 있으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예견할 수 있었던 게 일본 원전 사태로 인한 전지구적인 방사능 물질의 확산이다. 방사능 물질은 일차적으로 편서풍을 타고 북반구를 오염시키겠지만 남반구 지역도 미미하나마 오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한반도는 일본의 동쪽에 있음에도 방사능 물질이 초기에 검출돼 유입 경로를 놓고 설왕설래가 있었다. 지구 한 바퀴를 빙 돌아온 편서풍이 역할을 했을 수도 있고 편서풍에 비해 국지적인 규모로 부는 지상풍들이 방사능 물질을 날라온 주범일 수도 있다. 바람의 역할은 기후 차원에서 보면 전지전능할 정도로 막대하고 영향 또한 크다. 일본의 원전 방사능 물질 확산 사태는 그런 바람의 속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방사능 물질이 아니더라도 중국의 북부 사막에서 발원한 황사들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이나 캐나다까지 날아 온다는 사실은 전문가들에겐 제법 알려져 있는 내용이다. 일본 원전 사태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불(원자력)의 재나 마찬가지인 방사능 물질이 바람을 타고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인류를 근심케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풍전등화는 불이 꺼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불러올 때 쓰는 말이지만 이번 사태는 원자력의 경우 이미 꺼진 불도 인류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원전을 계속 증설하는 중국을 곁에 둔 국가로써 한국에게 이번 일본의 원전 사태는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크다. 김창엽 객원기자

2011-04-07

[날씨와 생활] 변덕스러운 날씨 '테혼 패스 지역'…환절기에 교통 안전 주의해야

땅은 어머니요 하늘은 아버지다. 날씨에 관해서 말한다면 그렇다. 자식은 당연히 날씨다. 땅과 하늘이 만나 생산해내는 날씨는 정말 변화무쌍한 존재이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 즉 요즘 같은 환절기는 그 변화무쌍을 누구나 어렵지 않게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남 캘리포니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겨울철 눈 내리는 걸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그 어느 곳 못지 않게 눈 덥힌 곳으로 빨리 달려갈 수 있다. 주변에 고도가 높은 산들이 많은 까닭이다. 고도가 달라지면 즉 땅의 높이가 달라지면 날씨는 저지대 분지에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한 남 캘리포니아는 해발 고도가 3000미터 안팎인 고봉들이 의외로 많은 곳이다. 이들 지역은 이른바 '소기후'(마이크로 클라이미트)가 지배하는 지역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새크라멘토나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북쪽 방면으로 가려면 고봉들이 줄지어 선 산맥 가운데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은 부분을 통과하게 돼 있다. 바로 패스(pass)로 이름 지어진 구간들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5번 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 내달리면 테혼(Tejon) 패스를 지나고 15번 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라스베이거스 쪽으로 가다 보면 카혼(Cajon) 패스를 거치게 돼 있다. 이들 구간은 초봄이나 늦가을 같은 환절기에 특히 교통 안전에 주의해야 하는 남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2개 지역이다. 이중 고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테혼 패스 지역은 한층 그렇다. 갑작스럽게 눈이나 진눈깨비가 계절은 잊은 듯 쏟아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서 차로 1시간 남짓한 가까운 거리인 탓에 많은 상당수 사람들이 이들 패스 인근을 친숙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겨울철이나 초봄에는 속된 말로 안면을 까듯 다른 날씨를 보여주는 게 이들 패스와 그 인근 지역이다. 예컨대 심심치 않게 비가 오는 요즘 같은 시기엔 테혼 패스와 카혼 패스를 통과하는 여행객들은 평지에서 비가 내린다면 이들 지역은 적어도 진눈깨비나 눈이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대비하는 게 좋다. 스노체인 등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아예 우회하는 길을 찾거나 일정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단순하게 얘기하면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1500미터가 넘는 산악지역은 강설량이 적지 않은 유타 주의 솔트레이크시티나 콜로라도 주의 덴버와 같은 곳으로 간주해도 크게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빙판이나 강설로 인한 사고는 한겨울 못지않게 환절기에도 자주 일어난다. 사람들이 봄이 왔다거나 아니면 여전히 가을이라고 생각하고 방심을 하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일대의 고산 지역에 완연한 봄 혹은 여름이 찾아오는 것은 대략 5월에 접어들면서부터이다. 흔히 말하는 캠핑 시즌이 시작되는 이 즈음에야 악천후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전까지라면 이들 고산 지역을 차로 통과할 때는 무조건 먼저 주의를 기울이고 보는 게 상책이다. 김창엽 객원기자

2011-03-31

[날씨와 생활] 낮 기온 높은 날에는 감기 조심하세요

"낮에 기온이 크게 올라가는 날에는 특히 감기에 주의해야 한다." 엉뚱한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캘리포니아 남부 같은 지역에서는 낮 기온이 높은 날에 감기나 비염 등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특히 봄이나 가을철에 한낮 수은주가 치솟는 날에는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름 아닌 일교차 때문이다. 사람의 몸은 하루 중 최고 기온과 최저 기온의 차이 즉 일교차가 큰 날에 더 피곤함을 느끼게 마련이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애리조나 네바다 등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는 봄과 가을철 일교차가 큰 날이 자주 나타난다. 일교차가 큰 날은 사무실이든 집이든 실내 공간은 자칫하면 일교차보다 더 큰 온도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햇빛이 없을 때는 바깥보다 실내가 더 으슬으슬한 반면 햇빛이 창 등을 통해 실내나 자동차 안으로 들어오면 바깥 보다 더 더운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낮에 수은주가 치솟는 날 일교차가 큰 까닭은 무엇일까. 한국 같은 온대 기후 지역이라면 대개는 낮 기온이 높으면 밤 최저 기온 엄밀히 말하면 동이 트기 직전의 새벽 온도도 대체로 높기 마련이다. 사막 지역은 기온 변화의 패턴이 온대 기후 지역과는 사뭇 다르다. 낮 기온이 높은 날 오히려 새벽 온도가 더 떨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이다. 최근의 예를 들어보자. 지난 14일 샌퍼낸도 밸리 서쪽에 자리한 우들랜드 힐스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화씨 71도였다. 반면 이날 좀 정확히 말하면 이튿날 새벽에 나타난 최저 기온은 44도였다. 이틀 뒤인 16일 같은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69도로 14일보다 불과 2도 떨어졌다. 헌데 주의해 봐야 할 점은 그 다음날 새벽의 최저 기온이 무려 58도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14일 일교차는 27도에 이르렀는데 불과 이틀 뒤에는 일각차가 11도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일교차가 큰 날 건강 관리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면 당연이 최고 기온이 71도로 더 높았던 14일일 것이다. 어떻게 해서 이처럼 한낮 기온이 높은 날 반대로 최저 기온은 더 낮아지는 현상이 생기는 걸까. 실마리는 복사 냉각에 있다. 복사 냉각은 뜨거워진 물체가 밖으로 열을 내뿜으면서 식는 현상이다. 덜 뜨거운 물체보다 더 뜨거운 물체가 더 많은 열을 내뿜으면서 차가워질 수 있는 것이다. 건조한 사막 지역은 낮 기온이 뜨거운 날 이 같은 복사 냉각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에 처하는 경우가 잦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바람이 거의 불지 않거나 살랑살랑 부는 낮 시간을 보냈다면 저녁 때 잠자리에서 보온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낮 시간 생각만 하고 옷을 가볍게 입고 이불도 엉성하게 덮고 잤다간 이튿날 아침 컨디션이 엉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창엽 객원기자

2011-03-24

[날씨와 생활] '감기 든 지구' 원인은 지구 온난화

감기를 더 더욱 조심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감기 얘기를 하면서 시대까지 들먹이는 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 더욱 뚜렷해진 지구촌의 기상 이변을 보면 감기를 특히 조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지구 자체가 감기가 들려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감기가 들었다면 어리둥절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지구가 감기가 들었다는 것은 더울 때는 열나게 덥고 추울 때는 선득선득하게 추운 작금의 지구 상황을 인체에 비유해 표현한 것이다. 감기란 문자 그대로 기운을 느끼는 것인데 이 기운에는 대기 혹은 공기도 응당 포함된다. 지구가 감기가 든 것은 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가 더워졌는데 왠 감기냐는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감기는 추운 날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밀히 보면 감기는 춥고 더운 그 자체로 걸리는 게 아니라 보통 몸이 바깥 온도의 변화를 뒤따르지 못할 때 걸리는 것이다. 오히려 방안을 다소 춥게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 감기에 저항력이 강하다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수년 간의 지구온난화 양상은 추울 때는 더 춥고 더울 때는 더 더운 현상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여름에 태풍이나 허리케인 숫자가 늘어나고 또 태풍이나 허리케인의 규모 자체가 과거보다 더 커지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역시 비슷한 이치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지구의 날씨가 붉으락푸르락 마치 지독한 열병에 걸린 환자와 비슷한 모습인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놓고 미국에서 막 논쟁의 불이 붙기 시작하던 지난 1980년대 말 어떤 학자는 "인류가 신의 온도조절장치를 건드렸다"는 말로 지구의 감기 증상을 예고했다. 온도조절장치는 실내 온도를 셋팅하고 이에따라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집안의 온도조절장치가 고장 나면 아무래도 식구들이 감기에 걸리기도 쉽고 생리학적으로 체온 조절에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 하물며 지구 자체가 감기에 걸렸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간 비교적 온도가 안정적이라는 기후권역에서 조차 계절별로 월 별로 또 하루 중의 기온 차 즉 일교차가 크게 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나 샌타바버라 같은 해안 지역은 전통적으로 기후가 안정적인 양상을 보이는 곳이었다. 계절간 온도 차이도 크지 않고 하루 중에도 최저 기온과 최고 기온 차이가 크지 않은 곳이 바로 이들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런 해안 지역에서조차 최근에는 온도 변화의 폭이 커지는 징후가 확실히 감지되고 있다. 지구가 감기에 들었다는 얘기는 식구들 건강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얘기에 다름이 아니다. 특히 식구 중에 노인이나 어린이 등 감기에 취약한 사람들이 있다면 예전보다 감기 예방에 훨씬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 지구가 감기에 걸렸다는 말은 한번 사람들이 감기에 걸렸다 하면 빨리 낫기가 힘들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기온이 변덕을 자주 부리는 환경에서는 회복이 더딜 수 밖에 없는데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감기에 걸려있는 상황이라면 대인접촉이 잦은 사람들의 경우 좀처럼 감기 바이러스를 떨쳐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1-03-03

날씨와 생활, 60~80℉ 살짝 시원해야 '쾌적 수면'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날씨가 요즘 오락가락이다. 이번 겨울은 대체로 날씨가 그런 편이었다. 예년과 달리 춥고 비가 오는 날이 잦았던 것. 캘리포니아의 이번 겨울 날씨가 평년과 꽤 달랐던 것은 지구촌 북반구를 강타한 한파와도 관련이 있다. 한파가 남쪽까지 세력을 확장하면서 밀고 내려오면 십중팔구 춥거나 비가 오는 게 캘리포니아 날씨의 특징이다. 눈 대신 비가 오거나 최소한 흐린 날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캘리포니아의 겨울 날씨가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날씨가 을씨년스러우면 아무래도 기분이 가라앉기 쉽다. 또 기온에 따라 옷을 적절히 맞춰 입지 않으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다. 아무튼 하늘이 오락가락하면 뭔가 어수선하고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쉽다. 그래서 건강에도 지레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날씨와 건강에 대해서는 예상외로 연구가 많이 돼 있지 않다. 특히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연구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수면이다. 잠과 날씨가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 예상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는 일종의 지중해성 기후 지역이다. 정확히는 서안 해양성 기후라고 부르지만 여름은 덥고 건조하며 겨울은 상대적으로 온난한 날씨가 주를 이룬다. 서안 해양성 기후의 캘리포니아에서 오락가락하는 겨울 날씨가 수면에는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하다. 온도와 잠이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잠자리가 포근하고 따스해야 잠이 잘 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답은 대체로 반대이다. 평균적인 건강을 가진 사람이라면 살짝 시원한 듯 해야 잠을 청하기 쉽다. 전문가들이 꼽는 쾌적 수면온도는 화씨로 60~68도이다. 섭씨로 15.5~20도 정도이니 체온보다 한참 낮은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겨울 기온은 특히 실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이런 쾌적 온도에 근접하거나 쾌적 온도에 가깝게 난방을 조절하기 쉬운 편이다. 습도도 숙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더운 여름에 특히 한국 같은 경우 잠을 청하기 힘든 것은 기온 자체도 높지만 끈적끈적한 습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캘리포니아 날씨는 사실상 일년 내내 한국 기준으로는 무척 건조한 편이다. 겨울도 마찬가지인데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오히려 실내 습도가 적당한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습도에 대한 느낌도 온도와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략 40% 정도가 알맞다. 너무 건조하면 잠자는 동안 호흡기 주변이 말라 잠이 깨거나 아침에 일어나면 무척 불편한 느낌이 있을 수도 있다. 수면과 관련해 가장 연구가 미진한 부분은 기압과 관계이다. 이제 막 의학자와 기상학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분야로 최근 나온 일종의 예비적 연구에 따르면 기압이 수면에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흐린 날이면 거의 예외 없이 잠을 깊이 잔다고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은 걸 보면 기압이 수면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은 틀림없는 것 같다. 김창엽 객원기자

201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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